
유아 전집을 산 부모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는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책장 정리입니다. 크기도 제각각, 색깔은 또 얼마나 형형색색인지 정리할 때마다 머리가 아팠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아이와 함께 책을 보고 난 뒤 제자리에 꽂으려고 하면 늘 뭔가 어색하고 뒤죽박죽이었습니다. 저만 그런 게 아니었나 봅니다. 책장 정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고민하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유아 전집의 정리 현실
저희 집에 아이가 돌쯤 됐을 때 유아 전집을 들였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때부터 시작됐습니다. 책 모양이 정말 다양해서 당황스러웠습니다. 크기도 다양하고 두께도 그렇고, 색깔은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정도로 알록달록 현란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아이와 함께 책을 보고 난 후 정리할 때였습니다. 어떻게 정리를 해도 뭔가 깔끔하지 않았고 늘 뒤죽박죽이었습니다.
책장 정리의 핵심은 '보기 편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여기서 보기 편하다는 건 단순히 외관만 말하는 게 아닙니다. 원하는 책을 바로 찾을 수 있고, 꺼내고 넣기 쉬운 시스템을 의미합니다.
여백의 원칙과 현실적인 방법
정리 전문가들은 책장에 약 20%의 여백을 유지하라고 조언합니다(출처: 한국정리수납협회). 20%라는 수치는 책장 한 칸을 기준으로 했을 때 대략 주먹 하나 정도 들어갈 공간입니다. 이 정도 여유가 있어야 새로운 책을 넣거나 기존 책을 빼낼 때 다른 책들이 무너지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크면서 다양한 책들을 보기 좋게 효율적으로 정리하려고 전면 책장도 써봤습니다. 하지만 아이 책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제가 공부하는 자격증 관련 책이나 소설, 자기개발서 등을 함께 보관하니 더욱더 뒤죽박죽이 되는 현실이었습니다. 솔직히 어떻게 정리하는 것이 가장 좋은지 알지 못했습니다.
실제로 책을 정리할 때는 다음과 같은 기준을 세우면 도움이 됩니다.
- 넣을 책과 넣지 않을 책을 구분: 논픽션(과학, 역사, 경제)은 책장에, 픽션(소설, 에세이)은 별도 공간에 보관
- 1년에 한 번 정도는 책장 전체를 비우고 다시 정리: 먼지를 털어내고 책의 위치를 재배치하는 기회
- 새 책을 넣을 때는 기존 책 한 권을 빼는 원칙: 책장이 포화 상태가 되는 걸 방지
제 경험상 가장 중요한 건 '남에게 보여주고 싶은 책장'을 만드는 마음가짐이었습니다. 책장은 단순히 책을 쌓아두는 수납공간이 아니라, 제 관심사와 공부 분야를 보여주는 공간이라고 생각하니 정리에 대한 태도가 달라졌습니다.
색깔 분류법과 뒤집어 꽂기의 실전 활용
책을 정리하는 방법 중 시각적으로 가장 깔끔해 보이는 방법은 색깔별 분류입니다. 이 방법은 정리 원칙에서 조금 벗어나지만, 책장 전체를 봤을 때 통일감을 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책등의 색깔을 빨강, 노랑, 파랑, 흰색, 검은색 등으로 구분해서 같은 색깔끼리 모아 꽂으면 마치 인테리어 소품처럼 보입니다.
색깔 분류법(Color Coding System)은 시각적 정리 기법의 하나입니다. 여기서 Color Coding이란 물건을 색상별로 구분해 배치함으로써 시각적 통일감을 주고 공간을 더 넓어 보이게 만드는 정리 방식입니다. 실제로 인테리어 디자인 분야에서도 자주 활용되는 기법이며, 국내 정리수납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효과가 검증된 방법입니다(출처: 대한주거학회).
또 하나 재미있는 방법은 책을 뒤집어 꽂는 것입니다. 책등이 아니라 책의 페이지 쪽이 보이도록 거꾸로 넣는 방식입니다. 책등은 색깔이 다양하지만, 책 안쪽 페이지는 대부분 흰색이나 크림색으로 통일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꽂으면 책장 전체가 하나의 색으로 통일되어 굉장히 깔끔하게 보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방법을 부분적으로 활용했습니다. 읽은 책은 뒤집어 꽂고, 아직 안 읽은 책은 정면으로 꽂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러면 시각적으로 '아, 저 책은 아직 안 읽었구나'라는 걸 바로 알 수 있어서 독서 동기 부여에도 도움이 됐습니다. 다만 이 방법은 책을 찾을 때 제목이 안 보여서 불편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자주 찾는 책보다는 한 번 읽고 보관용으로 두는 책에 적용하는 게 좋습니다.
또 한 가지 현실적인 팁을 드리자면, 책을 구입할 때부터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특히 전집의 경우 판매할 때부터 보관 방법을 안내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퍼즐처럼 맞출 수 있도록 아이디어 상품을 만들거나, 책 트리를 만들 수 있는 모양으로 생산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예전에 단단한 라면 받침대를 썼던 것처럼, 책도 읽는 용도 이외에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책을 정리하다 보면 '이 책을 왜 샀지?'라는 생각이 드는 책들이 있습니다. 오랫동안 읽지 않았거나, 관심 분야가 바뀌어서 더 이상 필요 없는 책들입니다. 이런 책은 과감하게 정리하는 게 좋습니다. 책은 장식품이 아니라 제가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어주기 위한 참고 자료일 뿐입니다. 그래서 빼야 할 책을 결정하는 것도 망설임 없이 빠르게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책장 정리는 결국 '내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주는 작업입니다. 지금 내 책장에는 어떤 책들이 꽂혀 있나요? 그 책들이 지금의 나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나요? 1년에 한 번쯤은 책장을 전체적으로 정리하면서 내 관심사와 공부 방향을 점검하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추천합니다. 책장에 여유 공간을 만들어두면, 정말 꼭 필요한 책이 생겼을 때 망설임 없이 사서 넣을 수 있습니다. 저에게 그 여유 공간은 제가 쓴 책이 꽂힐 자리였고, 그 공간을 보면서 글을 쓰는 동기를 얻기도 했습니다. 여러분에게도 그런 의미 있는 공간이 생기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