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둘째가 생후 60일쯤 되었을 때까지 영아산통이라는 게 남의 얘기인 줄만 알았습니다. 낮잠도 밤잠도 잘 자는 편한 아이였거든요. 그런데 어느 날 초저녁부터 시작된 울음이 새벽 3시까지 계속되었고, 수유도 기저귀도 문제가 없는데 달래지지 않는 아이를 안고 육아서적을 뒤적이며 내린 결론이 바로 영아산통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영아산통은 생후 4개월 이하 영아에게 나타나는 흔한 증상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막상 겪어보니 '흔하다'는 말이 전혀 위로가 되지 않더군요.
영아산통의 원인과 증상
영아산통(Infantile Colic)은 생후 4개월 이하의 건강한 영아에게서 하루 3시간 이상, 주 3회 이상, 3주 이상 지속되는 발작적 울음을 보이는 증상을 말합니다. 여기서 산통(Colic)이란 복부 경련성 통증으로 인해 아기가 극심한 불편함을 느끼는 상태를 의미합니다(출처: 대한소아과학회). 주로 저녁이나 새벽에 발생하며, 생후 6주경에 증상이 가장 심해졌다가 생후 3~4개월이 되면 점차 사라지는 패턴을 보입니다.
많은 연구에도 불구하고 영아산통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소화기계의 미숙함이 주요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신생아의 장은 아직 발달이 완전하지 않아 음식물을 소화하고 가스를 배출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습니다. 특히 젖병 수유를 하는 아기들에게서 더 많이 나타나는데, 이는 젖병으로 먹일 때 공기 유입이 많아지고 분유 속 유당(Lactose) 성분이 민감한 영아에게 제대로 분해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유당이란 우유에 들어있는 당 성분으로, 이를 분해하는 효소가 부족한 아기는 배에 가스가 쉽게 찰 수 있습니다.
제가 직접 겪어본 영아산통의 특징적인 증상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하이톤의 날카로운 울음소리로 마치 숨이 넘어갈 듯 격하게 운다
-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고 온몸에 힘이 들어가 있다
- 다리를 배쪽으로 구부리거나 몸을 활처럼 뒤로 젖히는 자세를 반복한다
- 주먹을 꽉 쥐고 인상을 찡그리며 명백히 고통스러워한다
- 어떻게 달래도 전혀 진정되지 않다가 갑자기 지쳐서 잠든다
일반적으로 배앓이는 밤에만 온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저녁 8시부터 시작된 울음이 새벽 3시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때 중요한 건 아기가 보이는 증상이 단순 배고픔이나 칭얼거림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명백히 신체적 고통을 호소하는 울음이기 때문에, 부모는 이 차이를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드물지만 장중첩증(Intussusception)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장중첩증이란 장의 일부가 다른 부분 속으로 들어가 혈액 순환에 문제가 생기는 응급 상황을 의미합니다. 만약 아기가 발작적으로 울다가 조용해지기를 반복하면서 구토를 하거나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온다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합니다(출처: 질병관리청).
배앓이 대처법
영아산통에 직접적인 치료법은 없지만,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는 방법들이 있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는데, 제가 책에서 본 방법들을 하나씩 시도해도 아이는 계속 울었습니다. 그래서 맘카페에 급하게 물어봤고, 다른 엄마들의 조언을 참고해 속싸개로 꽉 싸서 안아주는 방법을 시도했습니다. 신생아 때처럼 속싸개와 겉싸개까지 동원해 아이를 포근하게 감싸고 흔들흔들 해주니, 10분 만에 아이가 잠들더군요.
미리 예방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수유 시 공기 유입 최소화: 젖병 수유 시 젖꼭지에 분유가 가득 차도록 기울여서 공기를 최소화합니다. 모유 수유 시에는 유륜 전체가 아기 입에 들어가도록 깊게 물립니다.
- 수유 후 트림: 수유 후 반드시 아기를 세워 안고 등을 부드럽게 두드려 트림을 시킵니다. 트림(Burping)이란 위에 들어간 공기를 배출하는 행위로, 이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배에 가스가 차서 불편함을 느낍니다.
- 과식 방지: 아기가 운다고 무조건 수유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입니다. 과식하면 소화가 안 되어 더 배가 아플 수 있습니다.
- 배 마사지와 따뜻하게 하기: 손을 비벼 따뜻하게 한 뒤 아기 배를 시계방향으로 부드럽게 마사지합니다. 속싸개나 따뜻한 수건으로 배를 감싸주면 장 운동이 원활해져 가스 배출에 도움이 됩니다.
- 터미타임(Tummy Time): 아기를 엎드려 놓으면 배에 압력이 가해져 가스 배출이 쉬워집니다. 엄마나 아빠 다리에 아기를 엎드려 놓고 등을 쓰다듬어주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실전 노하우
일반적으로 영아산통은 시간이 지나면 좋아진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겪는 부모 입장에서는 하루하루가 너무 길게 느껴집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육아 서적에는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지만, 실전에서는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해야 합니다. 저는 아이가 울 때마다 육아책을 펼쳐보며 하나씩 시도했는데, 정작 효과를 본 건 다른 엄마들의 경험담이었습니다.
아기가 배앓이로 울 때 가장 중요한 건 엄마의 평정심입니다. 아기는 엄마의 불안을 그대로 느낍니다. 저도 지쳐서 짜증이 나려는 순간마다 "괜찮아, 엄마가 있어"라고 속삭이며 최대한 차분한 목소리로 아이를 안아주려 노력했습니다. 몸을 부드럽게 흔들어주거나 집 안을 천천히 걸어다니는 것만으로도 아기는 안정감을 느낍니다. 단, 절대로 세게 흔들어서는 안 됩니다. 흔들린 아기 증후군(Shaken Baby Syndrome)이란 아기를 세게 흔들었을 때 뇌손상이 일어나는 심각한 상태를 의미하므로, 아무리 급해도 절대 강하게 흔들면 안 됩니다.
저는 그날 밤 거의 7시간을 아이와 함께 보냈습니다. 수유도 해보고, 기저귀도 확인하고, 베이비 마사지도 해보고, 속싸개도 써보고 할 수 있는 건 다 해봤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뭔가 몸이 불편한 것 같으면서도 불안해 보이는 게 더 크게 느껴졌습니다. "크느라고 힘들지? 고생 많다"라고 계속 자장가를 불러주며 속삭여줬습니다. 결국 속싸개로 꽉 감싸서 안정감을 주니 10분 만에 잠들었는데, 그게 지쳐서 잠든 건지 속싸개의 힘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었습니다. 다만 그날 이후로 영아산통 증상은 다시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영아산통이 생후 3~4개월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좋아진다고 말합니다.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지금 그 시간을 버티고 있는 부모에게는 하루하루가 멘탈이 무너지는 전쟁터입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도 지금 한밤중에 우는 아이를 안고 계실지 모릅니다. 제가 드릴 수 있는 위로는, 이 시기는 반드시 지나간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건 엄마 아빠의 잘못이 아니라 아기가 세상에 적응하며 겪는 성장통이라는 점을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하나씩 차근차근 시도해보면 우리 아이에게 맞는 방법을 분명 찾을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