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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애착형성 (만 3세 이전, 워킹맘, 하루 10분)

by naongmansoo 2026. 2. 28.

4가족이 빙그레 둘러 누워 함박웃음을 짓는 행복한 모습

 

만 3세 이전에 엄마가 직접 키우지 않으면 애착에 문제가 생긴다는 이야기, 워킹맘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겁니다. 저 역시 네 아이를 키우면서 이 말 때문에 얼마나 마음 졸였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실제로 아이들을 키워보니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문제더군요.

만 3세 이전 애착형성, 정말 엄마가 24시간 붙어있어야 할까?

애착형성 시기를 두고 만 3세까지라는 말이 있는데, 이건 사실 좀 더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신과 전문의들의 연구에 따르면 애착 자체가 단순히 엄마와 물리적으로 붙어있는 시간만으로 결정되는 건 아닙니다(출처: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엄마와의 관계 질, 워킹맘이라면 일과 가정의 균형, 그리고 양육자의 심리적 여유 같은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게 정설입니다.

여기서 애착(Attachment)이란 아이가 특정 양육자와 형성하는 정서적 유대감을 의미합니다. 단순히 오래 같이 있다고 생기는 게 아니라, 아이의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일관되게 돌봐주는 경험이 쌓여야 만들어집니다. 저도 처음엔 이 개념을 제대로 몰라서 무조건 시간만 많이 투자하려고 애썼는데, 나중에 보니 그게 다가 아니더군요.

발달심리학에서 말하는 대상항상성(Object Permanence)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이건 눈앞에 보이지 않아도 그 사람이 계속 존재한다는 걸 아이가 인지하는 능력인데, 만 3세 전후로 완성됩니다. 그래서 이 시기 이후엔 엄마가 잠깐 안 보여도 "엄마는 어딘가에 있다가 다시 올 거야"라고 마음속에 자리잡게 되는 겁니다. 이 개념이 자리잡기 전까지가 애착형성의 결정적 시기라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것도 아이마다 편차가 크다고 봅니다.

저희 첫째 키울 때 돌 전후로 어린이집을 보냈는데, 그때 정말 죄책감이 컸습니다. 아침에 울면서 보채는 아이를 두고 출근하는 게 얼마나 힘들던지요. 그런데 퇴근 후 30분이라도 온전히 아이하고만 놀아주고, 밤에 꼭 같이 자면서 스킨십을 유지하니까 아이는 생각보다 훨씬 안정적으로 자라더군요. 양이 부족하면 질로 승부할 수 있다는 걸 그때 처음 체감했습니다.

워킹맘의 질적 양육

라포(Rapport) 형성이라는 게 있습니다. 심리학 용어로 상대와의 정서적 교감과 신뢰를 뜻하는데, 아이와의 관계에서도 이게 핵심입니다. 라포는 시간의 양보다 질에 더 영향을 받습니다. 하루 종일 같이 있어도 스마트폰만 보거나 TV만 틀어놓으면 라포가 형성되지 않습니다. 반대로 하루 10~20분이라도 아이와 눈 맞추고 온전히 집중해서 놀아주면 그 시간이 훨씬 강렬하게 각인됩니다.

워킹맘들이 자주 겪는 고민이 바로 이겁니다. 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아이를 직접 키워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봅니다. 물론 낮 시간을 함께 보내지 못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퇴근 후 저녁시간과 잠자리만 제대로 챙겨도 애착형성에는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제 경험상 중요한 건 '내가 너를 사랑한다'는 메시지를 일관되게 전달하는 거였어요.

애착유형(Attachment Style)을 연구한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안정애착, 불안애착, 회피애착 등으로 분류되는데, 안정애착이 형성되려면 다음과 같은 조건이 필요합니다.

  • 아이의 요구에 민감하고 일관되게 반응하기
  • 헤어질 때와 다시 만날 때 안정적인 루틴 유지하기
  • 물리적 접촉과 정서적 교감을 동시에 제공하기

하루 10분이라도 제대로

제가 네 아이 키우면서 실천했던 방법 중 하나가 '하루 10분 의식'이었습니다. 퇴근하고 집에 오면 아무리 피곤해도 10분만큼은 아이가 원하는 놀이를 온전히 같이 해줬습니다. 역할놀이든, 레고든, 그림 그리기든 아이가 고른 걸로요. 이게 쌓이면서 아이들이 "엄마는 나를 위한 시간을 꼭 만들어준다"는 신뢰를 갖게 되더군요.

둘째 키울 땐 좀 더 전략적으로 접근했습니다. 어린이집 가기 싫다고 우는 날, "어린이집 다니면서 엄마랑 살래, 아니면 어린이집 안 다니고 할머니랑 살래?"라고 선택권을 줬더니 고민도 없이 "엄마랑 산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럼 엄마는 일 가야 하니까 낮에는 어린이집에서 재밌게 놀고, 저녁에 만나서 우리 실컷 놀자"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이들은 생각보다 훨씬 어른스럽습니다. 제대로 설명하면 자기 나름대로 이해하고 배려해주더라고요.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맞벌이 가정 비율이 50%를 넘었습니다(출처: 보건복지부). 이제 워킹맘이 예외가 아니라 표준인 시대입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3년은 엄마가 직접 키워야 한다"는 말이 죄책감을 주는 건 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중요한 건 시간의 절대량이 아니라, 그 시간을 어떻게 채우느냐거든요.

저희 셋째는 돌 되기 전부터 어린이집을 다녔는데, 오히려 사회성이 다른 아이들보다 빨리 발달했습니다. 낮에는 또래들과 어울리면서 자극을 받고, 저녁엔 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으니까 균형이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애착이 잘 형성된 아이는 엄마와 떨어질 때 불안해하기도 하지만, 헤어진 후엔 자기 할 일을 잘하고, 다시 만났을 때 반갑게 반응합니다. 이게 건강한 애착의 신호입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크게 느낀 건, 아이들은 부모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탄력적이고 적응력이 뛰어나다는 겁니다. 엄마가 완벽하지 않아도, 낮 시간을 같이 못 보내도, 사랑으로 아이를 품고 일관되게 반응해주면 아이는 스스로 잘 자랍니다. 제가 네 아이를 키우면서 배운 가장 큰 교훈이기도 합니다.

 

애착형성은 결국 관계의 문제입니다. 만 3세 이전이라는 시간 틀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내가 아이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느냐입니다. "너는 소중하고, 나는 네 곁에 있으며, 언제든 돌아올 거야"라는 믿음을 심어주는 게 애착의 본질입니다. 워킹맘이라면 죄책감보다는 한정된 시간을 어떻게 밀도 있게 채울지 고민하는 게 훨씬 생산적입니다. 저는 그렇게 네 아이를 키웠고, 지금 그 아이들은 제 곁에서 든든한 친구처럼 자라주고 있습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geTgAJAca2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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