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1월, 생후 6개월 된 아들과 함께 영유아 건강검진을 받으러 갔습니다. 키와 몸무게를 재고 발달 상태를 체크하던 의사가 갑자기 "머리가 비대칭이네요"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순간 뇌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걱정됐지만, 의사는 "귀 높이가 달라지고 얼굴이 삐뚤어질 수 있다"며 대학병원 검진을 권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보기엔 아이는 한쪽으로만 눕지도 않았고, 발달도 정상이었습니다. 머리카락이 자라면 오히려 안 보일 것 같았고, 이미 6개월이 넘어서 교정 시기도 애매했습니다. 결국 저는 대학병원에 가지 않았습니다. 신생아 건강검진에서 부모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무엇일까요? 그리고 정말 모든 의사의 권유를 따라야 할까요?
신생아 검진 단골 질문: 수유량과 변 횟수
신생아 부모라면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우리 아이가 적당히 먹고 있나요?" 그리고 "변을 매일 안 보는데 괜찮나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들이 꼽는 가장 많이 받는 질문 1, 2위입니다.
먼저 수유량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생후 50일 전까지 신생아는 밤낮 구분 없이 수유 패턴이 일정하지 않습니다(출처: 대한소아과학회). 여기서 수유 패턴이란 아이가 젖을 먹는 시간 간격과 한 번에 먹는 양을 의미합니다. 조리원에서는 3시간마다 규칙적으로 먹었는데 집에 오니 리듬이 무너졌다고 걱정하는 부모가 많지만, 이게 오히려 정상입니다.
모유 수유의 경우 아이가 원할 때마다 수시로 먹이는 것이 원칙입니다. 하루 10~12회 정도 수유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4시간 이상 연속으로 자려고만 한다면 깨워서라도 먹여야 합니다. 생후 50일이 지나면 밤에 잘 자게 되면서 낮 동안 6~8회 정도로 수유 횟수가 줄어듭니다.
분유의 경우 한 번에 먹는 양보다 하루 총량이 중요합니다. 구체적인 수치는 다음과 같습니다.
- 생후 2~3주: 하루 약 500cc
- 생후 1개월: 하루 약 700~800cc
- 생후 2개월: 하루 약 800~900cc
저도 첫째를 키울 때 분유 통 뚜껑에 적힌 권장량을 맞추려고 애썼는데, 아이가 더 먹으려 하거나 남기면 괜히 불안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총량만 맞으면 한 번에 많이 먹고 텀을 길게 가져가든, 조금씩 자주 먹든 아이의 리듬에 맞춰주는 것이 더 중요했습니다.
변에 대한 걱정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신생아 변비는 횟수보다 양상이 더 중요합니다. 일주일에 2회 이상 보면 정상 범위이며, 5일 이상 보지 않았다면 병원 진료를 권합니다. 매일 보더라도 염소똥처럼 딱딱하거나 피가 섞여 나온다면 바로 진료가 필요합니다(출처: 질병관리청).
제 경험상 분유를 자꾸 바꾸거나 유산균을 이것저것 시도하는 것보다, 아이가 일주일에 두 번이라도 시원하게 보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했습니다. 실제로 기저귀에 변이 등까지 넘칠 정도로 시원하게 본다면, 횟수가 적어도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태열 : 시간이 해결하는 문제들
"얼굴에 뭐가 생겼어요. 이러다 아토피 되는 건가요?" 이 질문 역시 신생아 검진에서 빠지지 않습니다. 태열은 의학 용어가 아닙니다. 신생아 여드름, 지루성 피부염, 홍반 등을 통틀어 부르는 일반적인 명칭일 뿐입니다.
태열은 외부 자극이나 호르몬 분비 변화 때문에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여기서 호르몬 분비 변화란 출생 후 엄마로부터 받았던 호르몬이 빠져나가면서 아이 자신의 호르몬 체계가 자리 잡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사춘기 때 여드름이 생기는 것처럼, 신생아도 호르몬 변화에 적응하는 시기를 거칩니다.
제 아들도 생후 2개월 때 얼굴이 빨갛게 올라오고 노란 딱지가 생겼습니다. 당시 저는 로션을 이것저것 바꿔가며 써봤는데, 사실 로션 때문에 좋아진 건지 시간이 지나서 좋아진 건지 알 수 없었습니다. 소아과 의사에게 처방받은 보습제를 꾸준히 바르고, 목욕 후 물기를 톡톡 두드려 말린 뒤 바로 보습하는 것만으로도 생후 4개월쯤엔 깨끗해졌습니다.
심하게 짓무르거나 진물이 나는 병변이 있다면 처방받은 연고를 발라야 하지만, 가벼운 홍반 정도는 시간이 해결해줍니다. 덥게 키워서 생긴다는 속설 때문에 실내 온도를 18도까지 낮추는 부모도 있는데, 오히려 감기에 걸릴 수 있으니 적정 온도인 24~26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두상 비대칭의 기준
두상 비대칭도 부모들이 자주 걱정하는 문제입니다. 저도 생후 6개월 검진 때 의사로부터 "머리가 비대칭"이라는 말을 들었지만, 대학병원에 가지 않았습니다. 아이는 한쪽으로만 눕지 않았고, 제가 보기엔 발달이 정상이었기 때문입니다.
신생아 두상은 생후 2~3개월 까지는 제대로 평가하기 어렵습니다. 두혈종이 남아있거나 두개골이 아직 단단하지 않아서 정확한 판단이 힘들기 때문인데요. 여기서 두혈종이란 출산 과정에서 아이 머리에 생긴 혈종을 의미하며, 대부분은 자연스럽게 흡수됩니다. 목을 잘 가누는 3~ 4개월경에 사경(斜頸) 여부를 판단하고, 그때까지는 터미타임(엎드려 놀기)을 하며 양옆으로 고개를 돌려 눕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제 경험상 의사마다 진단 기준이 달랐습니다. 어떤 의사는 "제 아들이면 대학병원 갑니다"라고 했지만, 저는 전문의로서의 객관적 소견을 원했지 개인적 의견을 듣고 싶지 않았습니다. 결국 머리카락이 자라면서 비대칭은 거의 보이지 않게 됐고, 지금은 전혀 문제없이 자라고 있습니다.
신생아 건강검진은 아이의 성장을 확인하는 중요한 과정이지만, 모든 의사의 권유를 무조건 따라야 하는 건 아닙니다. 부모가 아이를 가장 잘 알고, 아이의 전체적인 발달 상태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감기에 쉽게 약을 처방하는 의사보다, 자연 치유 가능성을 먼저 고려하는 의사를 만나는 것도 육아에서 중요한 선택입니다. 저는 자연치유의학을 추구하는 편인데, 아이가 스스로 면역력을 키우며 건강하게 자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신생아 검진에서 던져지는 수많은 질문들, 그 답은 결국 내 아이를 가장 잘 아는 부모의 판단 속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