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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유 리콜 사태 (셀룰라이드 독소, 아라키돈산, 직구)

by naongmansoo 2026. 3. 2.

분유 리콜 관련 안내문구 붙어 있는 마트 사진

 

2025년 초, 유럽에서 시작된 분유 리콜 소식을 들으셨나요? 네덜란드 넷레 공장에서 생산된 분유를 먹은 아기가 심한 구토와 설사로 입원하면서 전 세계로 퍼진 이 사태는, 직구로 해외 분유를 먹이던 부모님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저 역시 첫째를 키울 때 주변에서 해외 분유를 선호하는 엄마들을 많이 봐왔기에, 이번 소식이 남의 일 같지 않더라고요.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고, 우리 아이가 먹는 분유는 안전한 걸까요?

셀룰라이드 독소, 분유 오염의 진짜 원인

이번 리콜의 핵심은 '셀룰라이드 독소(Cereulide toxin)'라는 생소한 이름 때문이었습니다. 여기서 셀룰라이드 독소란 바실러스 세레우스균의 일부 균주에서 생성되는 구토형 식중독 독소를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특정 세균이 만들어낸 독성 물질이 분유에 섞여 들어간 거죠.

문제는 이 독소가 열에 매우 강하다는 점입니다. 분유 제조 과정에서 고온 살균과 건조를 여러 차례 거치는데도 셀룰라이드는 쉽게 파괴되지 않습니다(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그래서 오염된 원료가 한번 들어가면 최종 제품까지 독소가 남아있게 되는 거예요. 저도 처음에는 "분유 만들 때 다 끓이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이 독소는 그 정도로는 안 죽는다니 정말 놀랐습니다.

 

아라키돈산(ARA) 오일에 대해

이번 사태의 발단은 중국산 아라키돈산(ARA) 오일이었습니다. 아라키돈산은 아기의 두뇌와 신경 발달에 필수적인 오메가-6 지방산으로, 대부분의 프리미엄 분유에 들어가는 핵심 성분입니다. 그런데 특정 업체가 공급한 이 원료가 생산 전 단계에서 이미 셀룰라이드 독소에 오염되어 있었고, 이를 사용한 넷레, 낙탈리스, 단원 등 여러 브랜드의 분유가 동시에 리콜 대상에 오르게 된 겁니다.

셀룰라이드 독소에 노출되면 보통 섭취 후 30분에서 6시간 이내에 증상이 나타납니다. 대표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 분수처럼 뿜어내는 듯한 심한 구토
  • 물처럼 묽은 설사 반복
  • 급격한 탈수 진행 가능성

다행히 사람 간 전염은 되지 않고, 24시간 이내에 증상이 없으면 급성 독성 문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또한 회복 후 장기적인 후유증도 거의 없다고 알려져 있습니다(출처: 질병관리청). 하지만 치료제가 따로 없어서 탈수를 막는 수액 치료와 증상 완화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는 점은 부모 입장에서 참 답답한 부분입니다.

직구 분유,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많은 분들이 이번 사태를 '압타밀 리콜'로만 알고 계시는데,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은 브랜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유럽 현지에서 동일한 아라키돈산 원료를 사용한 제품들이 모두 리콜 대상이 되었거든요. 데슬렛, 일루마, 단원, 낙탈리스 등 우리에게도 익숙한 해외 브랜드들이 명단에 올라와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브랜드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된다는 겁니다. 같은 압타밀이라도 제조 시기와 로트 번호에 따라 안전한 제품과 리콜 대상이 나뉩니다. 그래서 분유통 뒷면의 로트 번호(Lot Number)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로트 번호란 같은 시기에 같은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군을 구분하는 고유 번호로, 제품 추적의 핵심 정보입니다.

현재 리콜 대상 제품은 172개에 달하며, 이 목록은 계속 업데이트되고 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홈페이지에서 최신 목록을 확인할 수 있으니, 해외 직구로 분유를 구매하신 분들은 꼭 한번 점검해보시길 권합니다.

그렇다면 국내에서 판매되는 분유는 안전할까요? 식약처에서 국내 유통 중인 113개 분유 제품(국내산 56개, 수입산 57개)을 전수 조사한 결과, 다행히 셀룰라이드 독소는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저는 둘째를 국내 분유로 키웠는데, 이번 조사 결과를 보니 그때의 선택이 나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또한 식약처는 리콜된 172개 제품에 대해 통관 자체를 철저히 차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직구로 주문하더라도 해당 제품은 국내로 들어올 수 없도록 조치가 취해진 상태입니다.

 

한 가지 오해를 풀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아라키돈산 자체가 위험하다"고 생각하시는데, 이건 사실이 아닙니다. 이번 사태의 원인은 특정 중국산 아라키돈산 오일이 생산 과정에서 오염되었기 때문이지, 아라키돈산 성분 자체의 문제는 아닙니다. 아라키돈산은 여전히 아기의 두뇌 발달에 중요한 필수 영양소이며, 국내 분유에도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실 분유 리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17년 프랑스 락탈리스의 살모넬라균 오염 사태, 2022년 미국 애보트의 크로노박터균 오염 사태 등이 있었죠. 하지만 이런 사건들을 겪으면서 안전 감시 체계가 점점 더 촘촘해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입니다. 이번에도 한 명의 감염 사례로 전 세계적인 리콜이 진행된 걸 보면, 시스템이 제법 잘 작동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첫째를 키울 때 주변 엄마들이 해외 분유를 선호하는 모습을 많이 봤습니다. 아이가 국내 분유를 먹고 소화를 잘 못하거나 토를 자주 하면, "해외 분유로 바꿔봐"라는 조언을 듣고 직구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실제로 아이마다 장 상태가 다르고 미성숙한 정도도 다르니, 어떤 분유가 더 잘 맞는지는 직접 먹여봐야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또 해외 직구가 대량 구매 시 가격이 훨씬 저렴해서 알뜰하게 육아하려는 부모님들이 많이 선택하는 방법이기도 하죠.

 

그런데 일부 언론이나 댓글에서는 "비싼 강남 분유만 고집하다 이런 일을 당했다"는 식으로 몰아가더라고요. 저는 이런 시선이 참 씁쓸합니다.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허영심이 아니라, 우리 아이에게 가장 잘 맞는 걸 찾아주고 싶은 마음에서 이런저런 선택을 하는 거거든요.

요즘 분유는 브랜드를 막론하고 정말 잘 나옵니다. 회사마다 특정 성분을 강조하며 차별화를 시도하지만, 기본적으로 필요한 영양소는 다 들어있습니다. 국내 분유도 충분히 훌륭하고, 저도 둘째는 국내 분유로만 키웠는데 영유아 검진에서 영양상태가 아주 좋게 나왔습니다. 다만 유당불내증이나 소화가 특히 미숙한 아이라면, 그에 맞는 특수 분유를 선택해야겠죠.

 

결국 중요한 건 브랜드나 가격이 아니라, 우리 아이에게 맞는지 여부입니다. 이번 리콜 사태를 계기로 분유통 뒷면의 로트 번호를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고, 식약처나 공식 채널의 안전 정보를 주기적으로 체크하는 게 현명한 대처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가 먹는 것이니 당연히 예민해질 수밖에 없지만,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차분히 대응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습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LDeSPd7amW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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